지난 5월 9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공개한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예시문항은 교육계 전반에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바뀐 첫 수능이라는 점에서 이번 공개는 단순한 문제 소개를 넘어, 향후 수능의 방향성과 교육 평가의 본질적 변화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해석된다.
1. 핵심 변화 요약 – 2025 수능, 무엇이 달라졌나?
수학 | 공통+선택 과목 혼합 | 고난도 추론형 문항 증가, 계산 복잡도 상승 |
영어 | 독해 중심 | 긴 지문, 추론형 문항 확대, 어휘 난이도 상승 |
국어 | 비문학 중심 | 자료 해석 및 융합형 문제 강화 |
평가 방향 | 문제풀이 중심 | 사고력, 탐구력 기반 평가 지향 |
교육부는 이 같은 변화가 ‘정답 중심 교육’에서 ‘과정 중심 평가’로 전환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예시문항이 공개된 직후 교사 및 수험생 커뮤니티에서는 난이도와 형평성에 대한 논란이 빠르게 확산되었다.
2. 수학 영역 – 교사도 당황한 난이도
이번 수학 예시문항에서는 고난도 문제의 계산 복잡성, 개념 응용력이 두드러졌다.
실제로 일부 문항은 현직 교사들도 정답 도출에 5분 이상 소요된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기하/미적분/확률과통계 간의 선택과목 난이도 격차 역시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되었다.
“사고력 평가라는 명목 아래 지나치게 계산량이 많고, 실전에서 시간 관리가 어렵다.”
– 현직 수학 교사 A씨
이러한 구성은 ‘수능의 공교육 내 대비 가능성’이라는 원칙과 충돌할 여지가 있다.
결국 사교육 의존도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 또한 무시할 수 없다.
3. 영어, 국어 영역 – 읽기의 양과 질이 모두 높아졌다
영어는 빈칸 추론형과 장문 독해의 난이도가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단순히 지문 길이만 증가한 것이 아니라, 문맥을 파악하는 능력과 논리적 이해력이 동시에 요구된다.
국어는 자료 분석형 문항이 확연히 늘었다.
과학, 경제, 사회 등 타 분야 개념이 융합된 통합형 문제는
단순 국어 독해를 넘어선 배경지식 기반의 해석 능력을 요구한다.
4. 평가의 방향은 긍정적이나, 이행 속도는 문제
교육철학적으로는 사고력 중심 수능은 바람직한 방향이다.
다만, 현장의 교육 여건은 이러한 평가 구조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 교과서 중심 수업만으로 대비 가능한가?
- 모든 학생에게 공평한 접근성이 보장되는가?
- 선택과목 간 유불리는 구조적으로 해소되었는가?
이러한 질문에 명확한 답이 부족한 상황에서 개편이 실행된다면,
수험생들에게는 또 하나의 **‘불안한 실험’**이 될 수 있다.
결론 – 방향은 옳다, 그러나 “속도와 구조”가 핵심이다
2025 수능은 단순한 출제 방식의 변화가 아닌, 한국 교육의 방향성 전환을 시도하는 기점이다.
하지만 구조적 준비와 현장 반응 사이의 간극이 크다면,
개편의 효과는 기대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교육 당국은 지금이라도 예시문항에 대한 공식 해설 제공, 채점 방식 안내, 과목 간 점수 보정 기준 등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수험생은 물론 교사와 학부모가 **‘알고 준비할 수 있는 시험’**이어야 하기 때문이다.